어느 습하고 무더운 여름날. 칠일 전에 죽었던 내 연인이 집의 문을 두드렸다.
우리가 나누는 키스는 꿈결처럼 환상적이었다. 혀 아래에선 쌉쌀한 투구꽃의 맛이 났다.
꿈에서 걸신 들린듯이 널 먹어치웠어. 하지만 먹는걸 멈추고 싶지 않았지.
구두코에 파도의 포말이 묻어온다. 발목을 적시고, 짠물이 옷 안으로 밀려들어 오면서도 그는 걸었다. 파도의 힘에 허수아비처럼 흔들려도 곧게 나아가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우리는 신호를 정했다. 견디지 못하겠거든 상대의 새끼 손가락을 쥐는 것으로.
사랑은 비극의 시작이다. 그는 어리석기에 또 한 번 비극이라는 책의 표지를 기꺼이 넘겼다.
네가 보이지 않았다. 너도 날 볼 수 없었다. 한 공간에 있으면서도 우린 서로가 보이지 않았다.
"침대 밑에 괴물이 있는 것 같아. 한 번 봐줄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