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타리온 실패, 카자도르 승천

어느 습하고 무더운 여름날. 칠일 전에 죽었던 내 연인이 집의 문을 두드렸다.

우리가 나누는 키스는 꿈결처럼 환상적이었다. 혀 아래에선 쌉쌀한 투구꽃의 맛이 났다.

꿈에서 걸신 들린듯이 널 먹어치웠어. 하지만 먹는걸 멈추고 싶지 않았지.

구두코에 파도의 포말이 묻어온다. 발목을 적시고, 짠물이 옷 안으로 밀려들어 오면서도 그는 걸었다. 파도의 힘에 허수아비처럼 흔들려도 곧게 나아가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사랑하는 이에게 요리를 해줍시다.]

우리는 신호를 정했다. 견디지 못하겠거든 상대의 새끼 손가락을 쥐는 것으로.

사랑은 비극의 시작이다. 그는 어리석기에 또 한 번 비극이라는 책의 표지를 기꺼이 넘겼다.

네가 보이지 않았다. 너도 날 볼 수 없었다. 한 공간에 있으면서도 우린 서로가 보이지 않았다.

"침대 밑에 괴물이 있는 것 같아. 한 번 봐줄래? “

"죽음은 선택한 사람을 데리러 올 때, 그 사람의 제일 취향인 얼굴로 맞이하러 온다고 합니다. "

그는 손을 내밀어 자신의 구원자를 잡는다. 아득한 잠시의 천국을 벗어나 지옥으로 다시 추락하게 만들 어둑한 별. 자신의 머리 위에 놓인 가시관의 무게를 다시 깨닫고, 기꺼이 달군 돌길을 걸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