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동화를 알고 있어요. 재미있는 이야기죠. " 에레반은 씩 웃었다. “그래서 두르벤텔의 얼굴로 왔나요? 그는 70년 전에 죽었는데. 그가 날 못 잊어서 날 데리러 왔을 일은 없을 거고. 행복하게 결혼생활 잘 하던데요?”

수니의 사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웃겨 죽을 것 같네. 하, 이 꼬라지를 보면 뭐라고 하려나. 그 사람이라면-” 에레반은 목을 가다듬고 낮은 목소리를 흉내냈다. “이제 와서 뭘 하자고 하겠습니까. 그냥 인사만 하려고 온 겁니다. 저도 결혼하고, 당신도 결혼하지 않았습니까.” 그리곤 한참이나 웃었다. “아… 그래도 죽으니까 다시 예뻐져서 그거 하나는 기분이 좋네요. 주름 하나하나 생길때마다 너무 스트레스 받았어. 이제는 끝이야.” 그는 킥킥대곤 사자의 손에 제 손을 조심히 포갰다. “잘생긴 얼굴 이상하게 쓰지 말고요.”

“수니께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베니처럼 말하지 말라니깐요?”

“이게 제 원래 말투입니다.”

“그러세요? 그러면 반, 사랑해 라고 말해주실 수 있나요?” 그는 비꼬며 한 쪽 입꼬리를 올렸다. “그럴 리가 없죠. 베니는 그렇게 말하지 않을 거고요. 됐어요. 흥, 사랑의 여신의 사자라면서, 좀 더 친절하게 말해주면 어디 꼬추라도 떨어지나요?”

“사자는 생식기가-”

“알고 싶지 않아요.” 그는 콧방귀를 뀌며 사자를 따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