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이건 정말 꿈이었다. 게일은 제 연인에게 입맞추며 그의 뺨을 쓰다듬곤 작게 침음을 흘렸다.
“으음… 응, 다르…”
그의 연인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그는 전혀 알지 못했다. 가끔은 이상한 지점에서 짜증을 냈고, 거울을 빤히 노려보며 뭐라고 중얼거리곤 했다. 그럴 때마다 게일은 그에게 너무 잘생겼어, 뭐 묻은 거 없어, 라고 말해주곤 했으나 그는 별로 감흥을 못 느꼈는지 그를 째려보곤 나도 알아, 라고 답하곤 했다.
어느 날 다르벤텔은 갑자기 구토를 했다. 괜찮냐고, 수프라도 먹을 수 있냐고 말하자마자 다르벤텔은 고개를 휙 돌리곤 자신과 눈을 맞추더니 다시 마구 구토했다. 꺽꺽거리며 위액까지 다 쏟아낼 기세로 토하곤 겨우 괜찮아, 상관 없어, 라고 말하곤 저벅저벅 숲속으로 걸어갔다. 고통스러워하며 토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다르, 사랑해. 네가 날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사랑해.”
꿈 속의 연인은 답이 없었다. 처음 만날 때 그는 게일의 손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요새도 가끔, 손을 깍지끼다 게일의 손가락을 쓰다듬으며 내가 이걸 원했어, 라고 하다 손가락에 입을 맞추곤 했다. 게일은 그게 사랑스러워서 견딜 수 없었다.
“사랑해. 이건 꿈이야. 그러니까 괜찮아. 네가 투구꽃 같은 것을 먹어서 날 죽이려 할 일은 없을 테니까.”
다르벤텔이 뭐라고 웅얼거렸다. 사랑을 속삭이는 말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믿고 싶었다. 진짜 다르벤텔은 지금쯤 정사 후 노곤함에 곁에서 자고 있었다.
“사랑해.”
“널 죽이고 싶어. 그런데 기분이 이상해. 뭔가 그러고 싶지 않아.”
“응?” 게일은 어리둥절해하며 반쯤 감긴 눈을 겨우 뜨고 제 연인을 바라봤다.
“정말이야. 널 죽이고 싶어. 그런데 그러고 싶지 않아.”
그리고 게일은 식은땀에 온통 젖은 채, 꿈에서 깨서 제 옆에 작게 코골며 자는 연인을 공포에 서린 눈으로 바라봤다.
아냐, 다르벤텔이 그렇게 생각할 리가 없어. 그럴 리가 없잖아, 우리는 서로 사랑하고 있는데. 그런 일은 없을 거야. 그는 옆에서 자고 있는 연인을 꼭 끌어안은 채 다시 잠을 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