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는 일반적인 방식으로도 부활시키지 말라고 내게 몇 번이나 부탁했다. 그는 자신의 시체를 내가 계속 다시 보게 되는 것이 싫다고 했다. 부활하게 된다면, 자신을 사랑하는 당신을 믿기 때문에 계속 이번에도 게일이 부활시켜 주겠지, 하고 점점 더 나에게 의존해 후퇴하거나 피해야 할 상황에서도 온 몸을 내던져 전투에 임할 것이고, 그럼 당신은 여러 방식으로 죽은 내 시체를 보게 되는데 그게 싫다고 했다. 그는 내게 그런 짐을 지우고 싶지 않다고 말하며 내 뺨을 쓰다듬고 입맞췄다.
난 그를 다시 보고 싶은 마음보다 그를 사랑하는 마음이 더 컸기에 그의 말대로, 그가 잿더미로 돌아왔을 때 그를 묻었다. 한 줌도 안 되는 재였다. 전투 상황 당시 바람이 세게 불고 있어 분해 마법을 맞은 그는 이리저리 흩날렸… 흩어져 버렸고, 그나마 남은 것이 이거라며 내게 병에 담긴 재를 건네줬다.
땅에 남은 재였을지, 그들의 갑옷에 묻은 재였을지, 내게 어떻게 당신을 기억할 머리카락 한 올도 안 남기고 이렇게 떠나버렸을지 게일은 남편을 원망했다. 빗에 감긴 흰 머리를 볼 때마다 자신의 새치일지 남편의 머리카락일지 멍하게 바라보다 눈물을 흘리고 나면 매정한 남편이 너무 밉고 보고 싶어서 모험하고 남은 부활 주문서를 곁눈질하곤 했다.
그러나 주문을 외워도 그의 남편은 응하지 않을 것이다. 부활을 거절할 것이다.
그러니 저건 그가 아니다.
아무리 애타게 게일, 이라고 울부짖으며 제발 열어달라고 간절하게 빌어도, 슬픔과 체념이 가득한 목소리로 부르며 문을 신사적으로 똑똑 두드려도, 다 그 다운 행동이어도 저건 자신의 남편이 아니다.
게일은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가 듣기 싫어서 귀를 손바닥으로 막고 두피에 피가 날 정도로 머리를 꽉 쥔 채로 속으로 그 말만 반복했다.
저건 두르벤텔이 아니다. 저건 남편이 아니다. 저건 다른 뭔가고, 그는 돌아오지 않는다.
절대로 돌아오지 않으니, 문을 열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