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넘어져서 다쳐온 날에 셋째 누나는 그렇게 말하곤 했다.
누나는 이제 이 세상에 없다. 침대 밑에 괴물이 있었던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거미나 지네가 있었던 적은 있다.
두르벤텔은 민트차를 마시면서 메일린, 셋째 누나를 추억했다.
왜 나는 그때, 마지막 순간에 누나에게 잘 자라고 인사를 하지 않았을까? 둘 다 아픈 건 마찬가지였는데, 누나는 내가 풀이 죽어 있으면 힘내라고 저렇게 말하곤 했는데, 나보다 6살이나 많으면서 날 배려해서… 그러고 나면 다음 날 같이 풀밭에서 토끼풀 꽃으로 이것저것 만들곤 했는데, 그때 대체 뭐가 그렇게 짜증이 나서 인사를 안 했을까?
그는 토끼풀을 꺾어 아이들에게 화관을 만들어줬다. 하르캄, 로크리아, 다브난, 그가 입양한 세 아이들은 자기들끼리 뭐라뭐라 떠들면서 신나게 놀고 있었다. 하르캄은 이제 21살, 어엿한 청년이었지만 그래도 그가 화관을 씌워주자 킥킥 소년처럼 웃었다. 로크리아는 10살, 다브난은 9살이었다.
막내는 처음 찾았을 때 5살 같았다. 너무 마르고 작은 아이었는데, 그 아이가 어느 새 쑥쑥 커서 살이 붙고, 키도 크기 시작했다. 로크리아가 다브난에게 뭐라 말하다 장난스레 확 밀어도 풀썩 넘어지지 않을 정도로 건강해졌다.
“싸우지 말고.”
“안 싸워요, 아빠.”
셋째 누나가 조카들을 만났으면 좋아했을 텐데.